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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운문] 어느 위대한 부화_익명

  • 작성자 사진: 운영자
    운영자
  • 2021년 3월 25일
  • 1분 분량

어느 위대한 부화

익명


거울의 방

들여다보는 자를 쇠창살로 삼은

루이 14세의 향락의 감옥


흐느적대는 샹들리에는

어지러이 맴도는 자를 투영하고, 또 가리고

천천히 분명히 잠식되듯

착각은 잠재를 가린 1인용 가면무도회

안으로 잠긴 문고리


그러나

끓어올라야만 하는 것

독무를 조롱하는 관객들의 차가운 그것은

비명을 억누르나

결국 억눌러지지 못하는 것

번쩍이는 가면 이면의 그것은


나는 나를 꺼내줄 자유가 있다.


조소로 빚어진 자를 부수고

투영되는 자는 내가 아니기에

투영되지 않을 때까지 내려치고

자박자박 밟히는 거울조각에 담긴 최후의 그것은

뜨거운 침묵이었다.


잠긴 것은 사실 잠기지 않은 것

자물쇠의 이면성

문고리를 내리치는 순간

마침내

탈옥수의 동공에 담긴 그것은


불타오르는,


나는 나를 꺼냈다

나는 나를 펼칠 자유가 있다


더 이상 고독한 독무가 아니었다.



주제 :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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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명여자대학교 제53대 중앙비상대책위원회 '눈보라' 연대복지국 산하 숙명여성의달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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