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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산문] 연대_서툰손길로눈송이를쌓아올릴때_필명

  • 작성자 사진: 운영자
    운영자
  • 2021년 3월 25일
  • 1분 분량

연대_서툰손길로눈송이를쌓아올릴때

필명



현재의 계절은 겨울.

추위에 약한 나는 외출을 할 때면 조끼 패딩에 롱 패딩을 걸치고, 목도리를 두르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껴입어야 안심된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해 보일 수도 있다.

솔직히 나도 불편하다.

하지만 두꺼운 옷을 벗기엔 이 겨울이 너무 버겁다.


눈이 내린다. 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눈이 오는 것이 질린다는 듯이 반응하는 사람들과 눈이 오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는 사람들.

나는 그 어떠한 쪽도 끼고 싶지 않다.

그저 이 추위에서 한시라도 빠르게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카페에 도착했다.

나는 그제야 불편했던 장갑, 모자, 목도리, 롱패딩과 조끼 패딩을 벗을 수 있었다.

한층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창문 너머에 사람들의 형상이 보인다.

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추운 날씨와 대비되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한둘씩 모여 바닥에 떨어진 눈송이들을 모으고 모은다.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걸까.

나는 고개를 돌려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벗어놓은 옷들을 걸쳤다.

여전히 무겁고 불편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아까는 보지 못했던 눈사람이 보인다.

아까 그 사람들,

추위도 느끼지 못하는 것만 같던 그들의 작품임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바닥에 떨어진 눈송이를 만졌다.

차갑다.

하지만 버거울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서툴게나마 작은 눈송이를 붙여보았다.

눈사람에 나의 흔적을 남겨보고 싶었다.


지금은 장갑 하나 뿐이지만

언젠간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나 역시 추위를 못 느끼는 것처럼 바닥에 떨어진 눈송이들을 굴려 멋진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주제 :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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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명여자대학교 제53대 중앙비상대책위원회 '눈보라' 연대복지국 산하 숙명여성의달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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