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운문] 바다는 크레마를 닮았다_보름
- 운영자
- 2021년 3월 25일
- 1분 분량
바다는 크레마를 닮았다
보름
내가 너한테 줄 수 있는 건
손가락밖에 없는걸 하고 말하면 너는
내가 처음 아득하고 말았던 그때처럼 웃어버린다
너는 가끔 날고 싶다는 말을 하고
나는 자주 낮에 떠있는 달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니야, 달은
늘 떠있는데 네가 보지 못하는 거야)
아난티코브의 맥박을 세면서
밀크티 젖은 노란색 어젯밤 거품 우유와 운동화 등을 떠올리다가
나는 아무래도 지는 게 싫어서 너와
닮은 어설픈 문장 하나를 그만 삼켜버린다
내일이면 너를 보겠지만 그보다
모레가 더 두려운 나는
오늘까지만 너를 비유하겠다, 다만 지금부터는
너의 비행을 염원한다
이토록 내가 간절히도 말이다
주제 :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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